비만 주사 이후 근육이 걱정될 때, 체성분으로 확인하는 감량 (낙성대역)
주사로 석 달 동안 체중이 12kg 내려갔는데, 거울을 보면 살이 빠졌다기보다 늘어진 느낌이 든다는 분이 있습니다. 계단을 오를 때 허벅지에 힘이 덜 들어가는 것 같고, 낙성대역 언덕길을 걸어 올라오면 예전보다 숨이 먼저 찬다고도 하고요. 체중계 숫자는 분명 줄었는데 몸이 가벼워진 게 아니라 약해진 것 같다는 걱정입니다.
이 걱정은 근거 없는 불안이 아닙니다. 체중이 줄 때는 지방만 빠지는 게 아니라 근육을 포함한 제지방도 함께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얼마나, 어느 시기에 줄고 있느냐입니다. 그걸 알려주는 것은 체중계가 아니라 체성분 검사입니다.

감량분 가운데 제지방은 얼마나 될까
GLP-1 계열 비만 주사 약물에 대해서는 체성분을 따로 측정한 임상시험 하위연구가 나와 있습니다. SURMOUNT-1 시험에 참여한 성인 중 160명이 시험 시작 때와 72주째에 이중에너지 X선 흡수측정(DXA)으로 몸의 구성을 쟀습니다. 평균 체중은 102.5kg이었습니다.
72주 뒤 체중은 21.3%, 지방량은 33.9%, 제지방량은 10.9% 줄었습니다. 이 연구가 정리한 바로는 줄어든 체중의 약 75%가 지방, 약 25%가 제지방이었고, 위약군에서도 비슷한 비율이었습니다. 즉 빠진 체중 4kg 중 1kg쯤은 제지방이라는 얘기이고, 체중이 20kg 넘게 빠지는 큰 감량이라면 제지방의 절대량도 적지 않습니다.
체중 80kg인 분이 8kg을 줄였다면 이 비율로는 6kg이 지방, 2kg이 제지방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2kg의 제지방이라고 하면 적게 들리지만, 계단을 오를 때 쓰는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에서 그만큼이 빠진다면 체감이 달라질 수 있는 양입니다. 그래서 체중계보다 검사 용지의 골격근량 칸을 먼저 봅니다.
여기서 읽어야 할 것은 약의 좋고 나쁨이 아닙니다. 큰 폭으로 빠르게 줄이는 감량에서는 제지방이 함께 줄어드는 몫이 생기고, 그 몫을 관리하는 일이 감량 과정의 일부라는 점입니다.

체성분 검사로 보는 것
경희미르애한의원 낙성대점에서는 감량을 시작할 때와 진행 중에 체성분 검사로 체중이 아니라 골격근량과 체지방량을 따로 확인합니다. 같은 3kg 감량이라도 지방에서 빠졌는지 근육에서 빠졌는지에 따라 이후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저희 진료에서 관찰해 온 경과도 이 검사로 확인한 것입니다. 하루 700kcal 내외로 열량을 조절하는 식이 중심 프로그램에서는 첫 2주 안에 수분과 함께 근육량이 다소 줄어드는 시기가 있습니다. 1개월이 지나면서 근육량이 다시 올라오기 시작하고, 3개월 이후에는 시작 때의 90% 또는 그 이상으로 회복되는 경우를 진료실에서 봅니다. 모든 분께 같은 경과가 나타난다는 뜻은 아니며, 식이를 지키는 정도와 연령, 운동량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검사를 반복해서 개개인의 곡선을 보는 것입니다. 검사는 같은 기계로, 같은 시간대에, 식사와 수분 섭취 조건을 맞춰서 재야 비교가 됩니다. 오전 공복에 한 번, 오후 식후에 한 번 재면 체수분 때문에 숫자가 1~2kg씩 달라 보이기도 하거든요.
근육이 중요한 이유는 보기 좋은 몸매 때문만이 아닙니다. 근육은 가만히 있어도 에너지를 쓰는 조직이라, 줄어든 만큼 하루 소비 열량의 바닥도 같이 내려갑니다. 감량을 마친 뒤 같은 식사량인데도 체중이 먼저 되돌아오기 쉬운 몸이 되는 것이죠. 감량이 끝나는 시점의 근육량이 유지 단계의 출발선이 됩니다.
근육을 지키는 쪽으로 설계를 바꾼다
체성분 결과에서 근육량이 예상보다 빨리 줄고 있으면 몇 가지를 조정합니다.
검사는 2주 간격으로 반복하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한 번의 숫자가 아니라 두세 번 이어진 방향을 봐야 근육이 정말 줄고 있는지, 수분이 잠깐 빠진 것인지 가려지기 때문입니다. 이 기록을 보고 아래 세 가지를 조정합니다.
먼저 식이입니다. 열량을 줄이더라도 단백질은 끼니마다 손바닥 크기 정도의 살코기, 생선, 두부, 달걀로 채우도록 구성합니다. 단백질이 빠진 700kcal와 채워진 700kcal는 근육에 주는 신호가 다릅니다.
운동은 감량 초반의 몸 상태를 보고 시기를 정합니다. 초반 2주는 걷기 정도로 두고, 근육량이 바닥을 지난 뒤부터 스쿼트나 밴드 운동처럼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쓰는 근력 운동을 일주일에 두세 번 넣는 식입니다.
한약은 이 과정에서 기력과 소화를 받치는 역할로 병행합니다. 열량이 줄면 입맛이 없고 기운이 떨어지는 분이 많은데, 먹는 양이 모자라서 단백질까지 못 챙기는 악순환을 끊는 데 쓰입니다. 어떤 처방을 쓸지는 문진과 혈압 확인, 체성분 결과를 보고 정합니다.
주사로 감량하는 중이거나 이미 마친 분이 체성분을 한번 확인해 보고 싶다면 체중 기록과 함께 오시면 됩니다. 현재 근육량이 어느 수준인지부터 숫자로 보고 나서 식이와 운동, 한약 중 무엇을 먼저 손볼지 정합니다. 복용 중인 약이 있으면 처방 전에 반드시 알려주셔야 하고요.
참고 문헌
- Look M, Dunn JP, Kushner RF, et al. Body composition changes during weight reduction with tirzepatide in the SURMOUNT-1 study of adults with obesity or overweight. Diabetes Obes Metab. 2025;27(5):2720-2729. PMID: 39996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