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를 삐끗해 오신 분께 어쩌다 그러셨냐고 여쭤보면 답이 대체로 비슷합니다. 무거운 걸 든 것도 아니고,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려 몸을 숙였을 뿐이라고요.
1999년 독일 울름대학 연구진이 요추 4-5번 디스크에 압력 센서를 넣고 동작별 압력을 측정한 자료가 있습니다. 서 있을 때를 100이라 하면, 편하게 앉을 때는 92로 오히려 낮았고 압력이 크게 뛴 건 다른 지점이었습니다. 앉아서 상체를 숙이면 166, 서서 앞으로 숙이면 220, 여기에 짐 20kg을 더하면 340~460까지 올라갑니다. 앉느냐 서느냐가 아니라 숙이느냐가 갈림길이었던 셈입니다.
진료실에서는 어떤 동작에서 아픈지부터 확인합니다. 숙일 때 아픈지, 젖힐 때 아픈지, 앉았다 일어설 때 아픈지에 따라 굳어 있는 근육이 다르고 침과 추나로 접근하는 순서도 달라집니다. 다리가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함께 있다면 신경 자극 여부를 따로 살펴야 해서, 영상 검사를 먼저 권해드리기도 합니다.
마비 증상이나 대소변 장애가 없는 대부분의 허리디스크는 수술 없이 침·약침으로 염증을 가라앉히고 추나로 척추 균형을 회복시키는 보존 치료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참고 문헌 Wilke HJ, Neef P, Caimi M, Hoogland T, Claes LE. New in vivo measurements of pressures in the intervertebral disc in daily life. Spine (Phila Pa 1976). 1999;24(8):755-762. PMID: 10222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