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 참는 게 기본값은 아닙니다 — 서울대입구역 한의원
생리통으로 내원하시는 분들께 언제부터 아팠냐고 여쭤보면 "원래 그랬어요"라는 답이 가장 많습니다. 중학생 때부터 십수 년을 매달 진통제로 버텨왔는데, 병원에 가볼 일이라고는 생각을 못 하셨다는 거죠. 생리통은 원래 그런 것, 참는 것. 정말 그럴까요.
아픈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생리 직전, 몸에서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동시에 급락합니다. 이 급락이 신호가 되어 자궁내막에서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이 분비되는데, 이게 자궁을 쥐어짜듯 수축시킵니다. 내막을 내보내기 위한 정상 과정이지만, 양이 많으면 수축이 과해지고 통증이 됩니다.

짐작이 아니라 실측된 값입니다. 1978년 스웨덴 연구진이 생리통이 있는 여성과 없는 여성의 자궁내막 프로스타글란딘 농도를 직접 재봤더니, 생리 첫날 기준으로 생리통이 있는 쪽이 약 4배 높았습니다. 아픈 사람이 유난스러운 게 아니라, 실제로 통증 유발 물질이 더 많이 나오고 있었던 겁니다.
드물지도 않습니다. 15개 연구를 모은 문헌고찰을 보면 가임기 여성의 생리통 유병률은 조사에 따라 최대 91%까지 보고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심한 통증도 2~29%였습니다. 열 명 중 두세 명은 매달 결석이나 결근을 고민할 정도로 아프다는 뜻인데, 이 정도면 "원래 그런 것"이 아니라 살펴봐야 할 몸의 신호입니다.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라는 말, 근거가 있습니다
할머니 말씀 같지만 실험으로 확인된 방법입니다. 2001년 미국에서 나온 무작위 대조 연구에서 아랫배에 저온 열패치를 붙인 그룹은 이부프로펜 400mg을 복용한 그룹과 통증 완화 정도가 동등했습니다. 열과 진통제를 같이 쓰면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2.8시간에서 1.5시간으로 줄었고요.
운동도 시도해볼 만합니다. 2019년 코크란 리뷰에서 주 3회, 45~60분 정도의 규칙적인 운동이 생리통 강도를 100점 만점에 약 25점 낮추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다만 연구들의 근거 수준 자체는 낮게 평가됐으니, 확실한 치료라기보다 부작용 없이 해볼 만한 관리법 정도로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진료실에서는 이렇게 봅니다
저희가 생리통 환자분을 볼 때 먼저 확인하는 건 통증의 양상입니다. 생리 시작과 함께 아랫배가 쥐어짜듯 아픈 전형적인 생리통인지, 생리 기간이 아닐 때도 골반이 아프거나 통증이 해마다 심해지는지에 따라 접근이 달라지거든요. 후자라면 자궁내막증 같은 원인 질환을 배제해야 해서 산부인과 검사를 먼저 권해드리기도 합니다.
전형적인 생리통이라면 침과 뜸으로 아랫배와 골반 주변의 긴장을 풀고 순환을 돕는 치료를 합니다. 열패치 연구에서 보듯 이 부위를 따뜻하게 하는 접근은 방향이 다르지 않습니다.
한약을 쓸 때는 꼭 여쭤보는 게 하나 있습니다. 통증이 정점을 찍는 시점이 언제냐는 것인데요. 생리 전 며칠간 붓고 예민해지는 증상이 심하다가 막상 생리가 시작되면 차라리 덜해지는 분이 있고, 반대로 생리혈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통증이 최고치로 오는 분이 있습니다. 겉으로는 같은 생리통이어도 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다른 상태라, 어느 쪽이냐에 따라 처방하는 한약이 달라집니다. 진통제는 어느 쪽이든 같은 약을 먹게 되지만, 한약은 여기서부터 갈리는 셈이죠. 매달 진통제 개수가 늘고 있다면, 손발과 아랫배가 유독 차다면 이렇게 몸 상태를 함께 조절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만합니다.
십수 년 참아온 통증이라면 한 번쯤 원인을 살펴볼 때가 됐습니다. 서울대입구역 인근이시라면 경희미르애한의원 낙성대점에서 통증 양상부터 차근히 봐드리겠습니다.
참고 문헌
Lundström V, Gréen K. Endogenous levels of prostaglandin F2alpha and its main metabolites in plasma and endometrium of normal and dysmenorrheic women. Am J Obstet Gynecol. 1978;130(6):640-646. PMID: 637076
Ju H, Jones M, Mishra G. The prevalence and risk factors of dysmenorrhea. Epidemiol Rev. 2014;36:104-113. PMID: 24284871
Akin MD, Weingand KW, Hengehold DA, et al. Continuous low-level topical heat in the treatment of dysmenorrhea. Obstet Gynecol. 2001;97(3):343-349. PMID: 11239634
Armour M, Ee CC, Naidoo D, et al. Exercise for dysmenorrhoea.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19;9(9):CD004142. PMID: 31538328
Reed BG, Carr BR. The Normal Menstrual Cycle and the Control of Ovulation. In: Endotext. MDText.com; 2018. PMID: 25905282